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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쪽아타나시오우 : 앞서의 대화에서 결론을 낸 것처럼, 취약성은 타자에 의해 영향받고 우리 스스로를 타자에게 빚지고 있다는 지속적이고도 필연적인 잠재성입니다. 그러나 또한 언제나 상처에 대한 잠재성이기도 합니다. 불공평하게 분배되고 경험되는 부당함의 상처들에 대한 잠재성이지요. 그러나 정치적 결핍에 의해 사회적으로 사망하지 않고, 혹은 타자들을 사회적 죽음을 선고 받은 삶으로 몰아넣지 않고 취약성을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어야만 합니다. 선생께서 표현하셨듯이 이처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여러 수단이 육체적 취약성을 정확하게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호하는 것으로 드러나는 세상을 요구합니다. 그러한 세상을 그려보는 것은, 선생에게 있어서, 규범에 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선생께서는 다음과 같이 논하고 계시지요. 물론 어떤 규범들은 그와 같은 세상을 구축하는데 유용할 것인데, 그러한 규범들은 어느 누구도 소유하지 않을 규범들이자, 정상화의 과정 혹은 인종적 민족적 동화를 통해서가 아닌 부단한 정치적 노력이 이루어지는 집단적 장소가 됨으로써 작동하게될 규범들일 것이다. 제가 볼 때 이 말씀에서 중요한 점은 바로 활용되고 있는 규범들에 대한 소유권이부재하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이는 실로 우리 시대 사회 정의의 정치를 유지하고 활성화하는 비관적 작업에 있어서 중요한 한 가지 면모인 것 같습니다. 재산 소유권과 자기 소유권의 통치성이 시사하는 것들과는 분명히 다르게, 소속되어 있다는 상태가 갖고 있는 식민주의적 자본주의적 가부장적 이성애 규범적 군국주의적 인종주의적 민족주의적 유산들을 인식하고 그것들을 비판함으로써, 그리고 대안적인 소속과 소속의 장소를수행적으로 실현해냄으로써 소속감을 급진적으로재정치화할 필요성 말입니다. 대충 의미를 알 뿐, 제대로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읽게 됩니다. 단어를 안다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주장하는 바를 잘 따라와야 읽기가 조금은 수월해지는 글입니다. 아는 단어들 뿐인데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이 글이 쉽게 읽히기 위해 쓰인 글이 아니고 지적인 토론을 가져온 글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정치적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토록 잔인하고도 불확실한 시대에 맞서 싸우는 투쟁에
우리는 무엇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가?
주디스 버틀러와 아테나 아타나시오우의 특별한 대담
이론가이자 정치철학자 주디스 버틀러와 그리스의 사회인류학자 아테나 아타나시오우가 그리스 판테이온 대학교에서 나눈 대화, 이메일을 통한 토론과 의견 교환을 바탕으로 한 대담집 박탈: 정치적인 것에 있어서의 수행성에 관한 대화 를 출간했다. 이 책은 상대적으로 그 역사가 오래된 좌파 정치학이 불확실한 삶의 조건에 저항하는 최근의 페미니즘, 퀴어 등의 이슈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를 논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쓰였다.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좌파 정치학은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진단이 있는 이 시점에, 박탈 은 2011년 이집트 자스민 혁명, 2012년 그리스 재정 위기 및 ‘점거하라’ 시위 등에 이르기까지 신자유주의에 의해 삶의 터전 혹은 시민권 등을 박탈당한 사람들이 어떻게 집단 민중 시위의 형태로 이 전 지구적 프로젝트에 저항해왔는지에 주목한다.
이 사건들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논하기 위해 이들은 헤겔과 하이데거, 라캉, 아렌트, 푸코와 같은 쟁쟁한 철학자들의 논의들을 끌어오며, 이를 통해 좌파 정치학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이들의 대담이 내놓는 무엇보다 유의미한 열매는 이들의 작업이 비단 정치학이나 정치철학적 사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페미니즘과 퀴어 이론 등이 거두어온 성과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정치철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문
1장 아포리아로서의 박탈, 혹은 박탈이라는 개념의 곤란함
2장 (실체의 형이상학 비판 이후의) 박탈의 논리, 그리고 인간이라는 질료
3장 경제 우선주의 에 대한 제동
4장 섹슈얼리티와 박탈
5장 (트랜스)포제션, 혹은 육체 너머의 육체들
6장 자아 생성의 사회성: 인정 폭력에 대한 응수
7장 인정과 생존, 혹은 인정을 견디어내기
8장 자기-박탈로서의 관계성
9장 집계되지 못한 육체들 혹은 시신들, 그리고 계측할 수 없는 수행성
10장 책임감으로서의 반응성
11장 수행성에 대한 비전유
12장 박탈된 언어, 혹은 단수적 존재들의 이름
13장 수행성의 정치적 전망
14장 위기 의 통치성, 그리고 그에 대한 저항들
15장 또 다른 취약성을 보여주기: 빚지고 있는 것과 소유하는 것에 관하여
16장 경계 횡단에 대한 감응적 폐제와 국가적 차원의 인종주의
17장 공적 애도 가능성과 추모의 정치
18장 복수적 수행성의 정치적 감응
19장 연대라는 이름의 난제
20장 대학, 인문학, 그리고 북 블록
21장 출현의 공간들, 노출의 정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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