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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15살 "나"는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 빠져있다가 깨어났다. 깨어나 처음 본 사람인 권대령은 나에게 희망의 마스코트가 되었다고 말했다. 트럭 운전을 하던 아빠가 제 한 몸 희생해 무장간첩이 탄 차를 정면으로 들이받아 즉사시킨 훌륭한 일을 했다는 게 알려져 국민들은 내가 깨어나길 간절히 바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자신이 나를 돌볼 것이라 말하며 나를 "원더보이"로 만들었다.사고가 날 당시 눈부신 빛을 봤던 나는 깨어난 이후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른 사람이 격하게 공감하게 만들 수도 있었고, 누군가의 물건을 만지면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알게 되기도 한다.유일한 가족인 아빠를 잃은 끔찍한 사고로 믿을 수 없는 능력을 얻게 된 나, 김정훈의 갑자기 바뀐 인생에서 시작되어 격동의 80년대 사회로 이야기가 확장되었다. 처음엔 졸지에 고아가 된 김정훈의 인생이 안타까웠고, 권대령 때문에 송년특집 방송에 나가 입이 거친 이만기를 만나는 등의 에피소드는 조금 웃기기도 했다. 그러다 사람들을 고문하고 자백하게 만드는 목적으로 김정훈의 능력을 사용하게 되면서 내용에 이전과는 다른 무게가 실렸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요? 국가는 왜 자기 안에 고통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가난하고 핍박받는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이적행위자로 몰 이유가 없지 않나요? 우리에게는 이런 국가 말고 다른 국가를 선택할 권리가 없는 건가요?" p.190~191"행복은 이토록 훤히 드러나는데, 고통은 꼭꼭 감춰져 있어요. 때리고, 부수고, 가두고, 불태우는 이유가 거기에 있죠. 어둠 속에 밀어넣고 감추기만 하면 되니까. 지금 우리는 차갑게 식어가는 캄캄한 밤 안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보이지 않으면 우리는 없다고 생각하죠. 그러니 그들의 고통도 이 세상에 없는 거예요. 신부님, 과연 이 고통이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있을까요?" p.285~286아직 세상에 대해, 삶에 대해 알기엔 너무나 어린 나이였던 15살의 소년이 사는 80년대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해서는 안 되고, 그 아픔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죄가 되어 쥐도 새도 모르게 붙잡혀가 사형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시대였다. 처음엔 권대령이 하는 일이 뭔지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왠지 그가 싫었던 김정훈은 능력이 없어진 것처럼 행동해 그의 통제하에서 벗어난다.그 후 군 병원에 있을 때 자신을 돌봐주며 갈 곳이 없어지면 찾아오라던 간호병 선재 형을 만나고, 그에게서 강토 형을 소개받아 부조리한 이 시대에 대해 깊이 알게 된다. 여자인 정희선이 왜 남자인 강토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됐는지, 재진 아저씨는 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려고 하는지 깨달아가고, 김정훈은 피부로 생생히 느끼는 이 시대 속에서 아빠에게 죽었다고만 들었던 엄마가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찾기 위해 애를 쓴다.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지만 지금의 자유로운 시대는 국민이 싸워서 찾은 것이고 그건 몇 십 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선재, 강토, 재진 아저씨와 같은 사람들은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말하며 싸우고 또 싸웠다.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시대라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실을 경험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희선이 강토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만든, 이수형이라는 남자와 관련된 사연은 중반에 등장했다가 후반에 훅 치고 들어와 가슴을 무너지게 했다. 정희선은 부조리한 세상, 부당한 세상에 맞서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는 마음에 남자의 외형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것 같다."이해란 누군가를 대신해서 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그들을 사랑하는 일이야." p.164아빠가 돌아가셔서 허망한 어린 김정훈에게 슬퍼하면 너 혼자 울게 될 거라고 말하던 권대령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김정훈의 특별한 능력과 관련해 사람들이 함께 우는 몇몇 장면에서 권대령마저 눈물을 흘리는데 유일하게 대통령만은 울지 않으며 사람들의 반응에 의아해했던 것은 말 그대로 독재 정권을 보여주는 게 아니었나 싶다. 타인의 감정과 아픔에 공감하며 그를 이해하는 것은 큰 힘이었고, 그것에 공감할 수 없는 사람은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있다.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시대 속에서 원더보이 김정훈은 초반엔 어리기 때문에 세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도 있지만, 외적인 세상보다 유일한 가족인 아빠를 잃고 고아가 되어 세상에 홀로 떨어진 막막한 내적인 감정에 골몰한 탓이 크다고 여겨졌다.시간이 흐르면서 주변 사람들에 의해 세상을 보고 느끼면서 소년은 성장했고 시대 역시 싸운 만큼 성장을 했다. 소년의 성장 소설이면서 시대의 발자취를 담은 소설이기도 했다.
나는 글을 쓰게 되어 있다, 그렇게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다.
이젠 중견작가‘김연수’가 펴내는 청춘성장소설. 제목도 성장소설 답게 소년 보이 가 들어간다. 2008년 봄에 청소년문예지 풋, 에 연재하기 시작해 끝을 비워놓은 상태로 연재를 끝냈던 원더보이 가 연재를 중단한 지, 꼭 이 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우리는 어떻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일까. 원더보이 는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또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 세계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되기로 한 것처럼 스스로 그렇게 되리라는 사실을 그저 믿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은, 대부분의 어른들도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우리는 알게 된다. 우주에 이토록 많은 별이 있는데도 우리의 밤이 이다지도 어두운 것은, 우리의 우주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 이라는 것을, 서로를 껴안은 우리의 몸이 그토록 뜨거운 것은 그때 우리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 이라는 것을.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얼마나 우주 속에서 찬란한 존재인지, 온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글을 쓰게 되어 있다, 그렇게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다.
이젠 중견작가‘김연수’가 펴내는 청춘성장소설. 제목도 성장소설 답게 소년 보이가 들어간다. 2008년 봄에 청소년문예지 풋, 에 연재하기 시작해 끝을 비워놓은 상태로 연재를 끝냈던 원더보이 가 연재를 중단한 지, 꼭 이 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우리는 어떻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일까. 원더보이 는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또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 세계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되기로 한 것처럼 스스로 그렇게 되리라는 사실을 그저 믿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은, 대부분의 어른들도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우리는 알게 된다. 우주에 이토록 많은 별이 있는데도 우리의 밤이 이다지도 어두운 것은, 우리의 우주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 이라는 것을, 서로를 껴안은 우리의 몸이 그토록 뜨거운 것은 그때 우리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 이라는 것을.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얼마나 우주 속에서 찬란한 존재인지, 온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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